‘태권도 본고장’을 주장하는 각 지역의 사례2

논산계룡신문 | 기사입력 2024/08/06 [15:53]

‘태권도 본고장’을 주장하는 각 지역의 사례2

논산계룡신문 | 입력 : 2024/08/06 [15:53]

[충청남도 지역미디어 육성 지원사업] 스포츠태권도의 발원지를 찾아서(4)

 

태권도 본고장을 주장하는 각 지역의 사례2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태권도가 우리의 국기(國技)라는 것에 의심하지 않는다.

이러한 국기인 태권도가 어느 한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며, 하나의 무술이 이어져 내려온 것 또한 아니다. 우리의 전통 무술인 태권도는 여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며 합쳐지고 또 나뉘며 계승되어 왔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무술과 교류하며 발전해 왔다.

그런데 태권도의 발상지를 주장하는 지역들이 있다.

우선 무주는 태권도원이라는 국립기관을 유치하고 국제대회를 매년 개최한다고 해서, ‘제주도는 태권도라는 이름을 최초로 만든 이가 그곳에서 근무했다고 해서, ‘진천은 화랑의 김유신 출생지라 해서, ‘경주는 화랑도의 탄생지라 해서, ‘충주는 택견원이 있다고 해서 각기 태권도가 자기 고장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논산 연무) 지역까지 태권도의 발상지라고 주장하기에는 논란만 부추기는 면이 없지 않으나, 논산 연무는 고대 수박희에서 근대 태권도에 이르기까지 군()의 기초훈련부터 민간의 세시풍속까지 이어지며 명맥과 부흥을 함께해 온 발원‧부흥지라는 명백한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1530년 편찬된 「신동국여지승람」을 보아도 태권도의 원조격인 수박희가 논산 연무를 중심으로 보존‧계승되어 왔다는 역사적인 기록을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지역이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태권도의 본고장이라고 주장하는 각 지역들의 그 이유와 현황을 알아보고, 또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 후보지로 평창이 선정되면서,

태권도공원 빅딜설이 나오는 가운데 태권도공원 유치전 막전막후

 

 

무주‧경주‧춘천 등 3개 시‧군으로 압축되며 막바지 유치전 치열

 

2004년 정부는 태권도공원 후보지를 무주경주춘천로 압축하자, 해당 시군이 막바지 유치 운동에 총력을 기울렸다.

문광부 태권도공원 후보지 추진실무위원회는 1차 심사위원회를 열어 신청한 17 .군을 대상으로 심사를 한 결과, 전북 무주군과 경북 경주시, 강원도 춘천시 등 3개 시.군을 2차 심사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에따라 이들 시.군은 저마다 `결의대회'를 열어 주민들의 유치 의지를 다지고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등 불꽃튀는 경쟁에 돌입했다.

무주군은 설천면 청량리 30만평이 전국 후보지 가운데 유일하게 `개발촉진지구'로 지정돼 개발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접근성이 뛰어난 점을 적극 알리고 홍보책자 `태권도 공원이 무주이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전국에 배포하는 한편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문대성 선수가 모델로 나선 광고를 연일 신문에 게재하며 공세를 폈다.

한편, 경주시는 최근 미국태권도협회의 월드챔피언십 태권도대회와 어린이 태권왕 선발대회 개최지로 결정된 사항을 십분 홍보하면서 저변확대에 나섰다.

특히 신라 화랑도와 태권도의 연계를 통한 역사와 문화적 상징성을 내세우며 경주가 태권도공원 유치의 최적지임을 널리 알렸다.

춘천시는 태권도공원 유치를 위한 범시민총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태권도 공원 유치를 위한 시민들의 열망을 한데 모으는데 주력하고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시 수도권과의 뛰어난 접근성 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춘천시는 또 강원도내 각급 기관단체 및 체육계 대표 등 40여명으로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최종 후보지 선정의 중요사항이 되는 사유지 매입비 총 소요액의 50%(150억원)를 특별지원키로 하는 초강수 방안을 내놓는 등 태권도공원 유치에 온 힘을 쏟았다.

2000년부터 50여개국 1,5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는 코리아오픈 춘천국제태권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유치전 당시 춘천시의 주장

 

춘천은 의암호를 배후에 둔 송암동과 칠전동 일대 70만평의 계획부지를 마련해 놓고 있다.

해당부지는 사업부지의 90%이상이 시유지로 사업시행이 용이할 뿐 아니라 도심지에서도 가까워 상수도 전력 전화 인터넷 등의 기반시설 부담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단지내 진입로 4차선 확장이 이미 지난해 완료됐고 종합 레포츠 타운과 연계돼 최적의 후보지로 각광받고 있다.

또 태극원을 중심으로 한 주기능공간과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한 부기능공간으로 나눠 역사성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주기능공간에는 명예의 전당 종주국 도장 종합수련원 생활관 등이 조성되고 부기능공간에는 정신문화원 야영장 비지터센터 등이 세워질 예정이다.

 

국익차원의 역할

춘천시는 한반도의 중앙으로서 남북이 통일될 경우 동구권과의 교류확대 기회가 주어지는 등 각종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경춘선복선전철 동서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 접근성이 우수한 한편 국제인형극제 마임축제 등 문화예술의 인프라가 구축돼 세계적인 관광전략사업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태권도발전 역할

춘천시는 국내 최초로 지난 1991년 태권도 실업팀을 창단했다.

현재까지 국가대표 15명을 비롯해 우수지도자를 다수 배출했을 뿐 아니라 2000년부터 50여개국 1,5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는 코리아오픈 춘천국제태권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따라서 춘천이 태권도공원을 유치할 경우 청정환경을 갖춘 태권도종주국의 성전에서 지속적인 우수 선수와 지도자를 다수 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현재 시가 보유한 첨단산업 기술을 손쉽게 접목해 태권도 품새의 3D 영상화와 채점방식의 자동투명화로 인기종목으로 육성이 가능하다.

 

환경과 역사성

송암동과 삼천동 일대 부지는 고대 맥국의 도읍지이자 소나무와 바위 호수가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의 청정지역이라 심신단련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춘천이 항몽의 국토수호현장과 구한말 의병의 진원지인 우국충정의 고장이기 때문에 태권도 상무정신을 승계할 수 있고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역사성과 위상의 정립이 가능하다.

 

유치전 당시 무주군의 주장

 

구천동(九千洞) 이름이 삼한시대 9000여명의 무사들이 무예를 연마하기 위해 주둔한 것으로부터 유래한 만큼 무주는 민족무예의 발원지다.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심신수력에 적합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동양적 신비감을 더하고, 태권도의 기합소리가 하늘과 산을 뒤흔드는 장관은 무주에서만 연출할 수 있다.

전국 어디서도 2~3시간 안에 찾아 올 수 있는 국토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으며, 경상, 전라, 충청 3개도가 만나는 지점으로 지역의 화합을 다지고, 파급효과를 골고루 나눌 수 있다.

82년 잼버리 대회, 97년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2000 월드컵 스키점프대회를 성공적으 로 개최했으며, 사업 대상 부지의 소유권자들로부터 이미 사용동의를 받았다.

태권도 공원과 별도로 '태권도 은퇴자 실버타운', '태권도문화마을'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이미 미국 윈휠블리언사와 6000억원 상당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해 민간투자부분을 확보했다.

무주군 전체지역의 45%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다. 국민 전체를 위한 공익적 차원에 서 개발이 제한됐다면 이에 상응하는 국가적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

 

태권도 공원 부지 무주로 결정

 

20041230일 전북 무주가 '태권도공원'의 조성부지로 최종 선정됐다.

태권도공원조성추진위원회는 문화관광부 브리핑실에서 조성부지선정을 위한 심사 결과를 공개하고,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일원'1위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최종 선정은 1단계 심사를 통과한 강원 춘천시, 전북 무주군, 경북 경주시를 대상으로 개 최지역의 설명회와 심사위원의 현장실사를 거쳐 1·2단계 배점을 합산해서 이뤄졌다.

1단계 평가(900점 만점)까지 경주가 746점으로 1, 무주가 744.5점으로 2, 춘천이 735 점으로 3위였으나, 2단계 평가에서 무주가 국토균형발전, 부지적합성, 지자체 지역역량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경주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1·2단계 종합점수(1000점 만점) 는 무주가 831.53, 경주 823.87, 춘천 809.00점이다.

당시, 추진위원회는 사전에 확정된 평가기준에 따라 진행했으며, 심사 과정에 시민단체가 참관해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추진위원회는 또 탈락한 지역에 정부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문화관광·레저시설이나 청소년육성 시설을 조성하고, 태권도공원의 1단계 중심시설을 2008년 북경올림픽 이전 에 완공해 줄 것을 건의했다.

 

국기원

 

우리나라 태권도의 본부인 국기원(國技院)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하고 있다. 1971년 태권도의 중앙도장 기공식이 있은 이후 이 도장을 국기원이라고 명칭을 개정한 것은 2년 후인 1973년이다. 이 이듬해에 국기원이 정식으로 설립되고 초대 원장으로 김운용 씨가 취임하였다.

국기원은 세계태권도연맹의 모체이기도 하며 이 때문에 세계태권도본부로 자부하고 있다.

이렇게 태권도의 세계본부인 국기원이 서울에 있다고 해서 서울을 태권도의 본고장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충주시택견원

 

충주시에 소재한 충주시택견원19836월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어 있는 전통무예 택견의 보급, 보존, 발전을 위해 건립한 곳이다. 국가무형문화재 택견 1대 보유자인 신한승이 197310월 충주에 최초로 개설한 택견수련장이 현 택견 전수관의 모태라 할 수 있다.

충주시택견원은 전국 택견인들의 거점으로서 상설적인 택견 수련은 물론 연수 교육을 실시하고, 택견대회를 비롯한 택견 관련 행사를 개최한다. 택견은 일제 강점기 일본의 민족문화 말살 정책으로 엄하게 금지됐지만 구한말 택견 명인인 임호로부터 송덕기, 신한승(1928~1987)으로 명맥이 이어져 왔으며, 198361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충주시택견원은 현재 충주시가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택견 2대 보유자인 정경화가 관장을 맡고 있다. 택견원이 소재한 충주시 또한 태권도의 발원지와는 무관하다.

 

 

 

화랑무예태권도성지

 

충북 진천군 진천읍 상계리에는 화랑무예태권도성지가 있다. 진천이 신라시대의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인데, 김유신 장군의 화랑정신이 곧 태권도 원류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진천에서는 화랑무예태권도성지를 비롯하여 화랑공원, 태권도 박물관 등을 조성하여 태권도의 고장으로 진천을 홍보하고 있다.

 

 

 

기타

 

태권도 발생지 주장은 국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평양시의 청춘거리에는 태권도전당이 있으며, 이곳에 이단옆차기상이 세워졌다.

사실 조형물은 무의미하다. 태권도는 전통무술을 계승한 무형문화이며 그러기에 무형적 가치로 따져볼 일이다. 만약 수박희의 기록이나 무용총벽화 등의 유형문화재가 있다고 해서 그곳을 태권도 발상지, 또는 성지라고 한다면 모든 무술계의 전통은 역사와 충동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화랑도, 마상무예, 여러 가지 무예와 조선시대의 무예도보통지, 논산의 무예 겨루기 등의 자료들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역사를 축소 왜곡하는 자해적 행동일 뿐이다. 태권도는 우리나라의 고유무술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무형문화재로서 모두의 것이다.

 

 

- 전영주 편집장

이 기획기사는 2024년 충청남도 지역미디어 육성 지원을 받아서 취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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