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지역미디어 육성 지원사업] 인‧의‧예‧지 ‘선비의 혼’을 찾아서(4)
유교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관광자원화 모색[충청남도 지역미디어 육성 지원사업] 인‧의‧예‧지 ‘선비의 혼’을 찾아서(4)
■ 논산시 관광 방문객 특성
2023년 12월 한국관광공사가 분석한 <인구감소지역 관광대응을 위한 관광 문제점 및 방문객 특성분석> 자료에 따르면 논산시는 인구감소(관심)지역에서 가장 보편적인 관광 패턴이 확인되는 지역으로 나타나고 있다.
‘체류시간’, ‘5060 방문’, ‘여가소비’, ‘식음료소비’, ‘주차여건’ 등은 상위지표로 분석되는 반면, ‘2030 방문’, ‘카드소비’, ‘여행소비’, ‘SNS 언급’, ‘축제 수’, ‘인구밀도’, ‘고령화’, ‘재정자립도’ 등에서는 하위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돈암서원’과 우리나라 유교문화의 총체적 거점 연구기관인 ‘한국유교문화진흥원’ 두 곳을 찾아 논산의 대표적인 유교문화 콘텐츠를 분석하고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 세계가 인정한 '돈암서원'의 가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는 “<서원>으로 불리는 성리학 교육기관이 중국에서 시작되기는 했지만 <한국의 서원> 역시 16세기에서 17세기 사이에 동아시아의 유교문화 보급과 지역화에 이바지한 중요한 유산이며, 주변 환경과 잘 조화된 한국의 독자적인 서원 건축 형식을 발전시킴으로써 한국에서 성리학을 꽃피우게 했다”며 <한국의 서원>이 갖는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돈암서원’은 유네스코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 중 세 번째 항목인 “문화적 전통, 또는 살아있거나 소멸된 문명에 관하여 독보적이거나 적어도 특출한 증거”를 구비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하자면 ‘돈암서원’은 조선 사회 전반에 널리 보편화된 성리학의 탁월한 증거이자 성리학의 지역 전파에 이바지하였고, 건축적으로도 정형성을 갖추었음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예학의 산실 돈암서원]
돈암서원은 1634년 건립되었고 주 제향 인물은 사계 김장생 선생(1548~1631) 이다. 1660년 현종이 <돈암>이라는 현판을 내려주며 사액서원이 됐으며,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 중 하나이다.
돈암서원은 사계 선생이 성리학의 실천이론인 예학을 한국적으로 완성한 유서깊은 서원으로, 소장 문집과 예서 책판간행을 통해 호서지역 사림에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했다. 돈암서원에 출입했던 유생들은 호서지역을 비롯해 전북 일대에까지 고르게 분포했다.
한편, 돈암서원은 매우 훌륭한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있다. 그중 보물 제1569호인 응도당(凝道堂)은 돈암서원 건물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되었으며 다른 서원 건물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로 되어있다.
■ 돈암서원을 활용한 유교문화 콘텐츠
1) 돈암서원 힐링캠프
‘돈암서원의 힐림캠프’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새로운 학문이 주도하고 있지만, 서원의 진정성을 유지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K-컬쳐의 원조인 예학(禮學)을 바탕으로 인성 및 전통교육으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배움의 장 마련하는 콘텐츠이다.
[돈암만인소(萬人疏) 운동] 유아,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학 정신 계승을 위한 바른 인성교육 및 대국민 서명 운동 / 총 50회
[서원 동자(同字)] 발달장애인을 위한 문화체험 / 총 20회
[예미락(禮美樂)] 일반인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원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 / 총 11회
2) 고택종갓집 활용사업
<고택종갓집 활용사업>은 호서지역 명문 종가인 ‘광산 김씨’의 불천위 제사 등을 통해 유교문화의 ‘예’와 ‘효’ 실천을 경험하고, 무형유산인 ‘음식’과 ‘의례’의 전승 기회를 제공하는 콘텐츠이다.
[종가의 하룻밤] 종가의 문화를 배우며 체험하고, 모선재 김국광 종택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힐링하는 프로그램 / 총 11회 (유료 5만원)
[종가의 정신 - 불천위 제사] 연산면 고정리 종가의 불천위 제사를 통해 전통문화 계승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 총 6회
[종가의 솜씨] 김국광 종가에서 봉제사 접빈객을 실천하는 종부의 정성이 담긴 장과 제례주 만들기 / 총 10회 (유료 5만원)
[종가의 문화 - 대를 잇는 품격] 부귀권세를 외면하고 꼿꼿한 품위를 지킨 불천위 종가의 인물들과 관련된 유적지를 찾아보고 문화 탐방길 개척 / 총 15회
■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세계를 품다
논산시 노성면 종학길 10에 위치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하 한유진)은 2019년 6월 19일 착공해, 2022년 10월 1일 개원했다. 당초 착공 당시에는 ‘충청유교문화원’으로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산하기관으로 예정되었으나, “제도상 제약이 있다”고 보아 독립기관으로 승격한 것이다.
한유진은 한국유교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기관이다. 한국유교문화 전통의 계승과 현대화된 유교가치의 정립, 나아가 한국의 고유한 유교문화의 국제적인 홍보와 브랜드화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한유진은 충청국학진흥의 거점 센터로써, 영남의 ‘한국국학진흥원’, 호남의 ‘한국학호남진흥원’과 함께 대한민국 국학 진흥의 역할을 부여받은 기관이다.
2022년 10월, 한유진은 개관과 함께 논산관광진흥추진단 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충청유교문화 관광진흥사업>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충청권 4개 시.‧ 공통 국비 사업으로 총 796억 원 규모 13개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은 사업별 지역 배분부터 시작해야 하는 초기단계이다. 해당 사업의 주요 내용은 충청유교문화 콘텐츠 활용 관광상품 개발, 홍보 마케팅 및 안내체계 구축 등 이다.
과거 조선의 성리학이 꽃을 피우면서 “좌(左), 안동의 퇴계 이황”과 “우(右), 논산의 율곡 이이”는 과거는 물론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유교문화를 이끌고 갈 양대산맥이다. 그런데 안동은 이미 한국국학진흥원을 필두로 1조 원 이상이 투입되었고, 이제 기호유교문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한유진의 중요성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한유진의 유교문화에 대한 총체적 연구도 중요하겠지만, 유교문화의 콘텐츠를 이용한 논산시 관광산업의 활성화도 함께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해 본다.
[논산의 핫플, 한유진]
한유진은 설립 시부터 논산의 핫플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내놓으라는 여행전문기자가 가장 많은 감탄사를 발한 노성 종학당 아래 한유진이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 10월 문을 연 한유진은 종학당, 명재고택, 병사저수지, 노성산 등의 비경을 품고 한국유교문화의 유산이 세계의 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세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미 한유진 일대의 비경은 병사저수지 둘레길로 소문이 나 있는 상황인데, 종학당 뒷편 정수루 입구에는 기념식수가 다소곳이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구(舊)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방문해 기념식수한 것이다.
2008년 당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제1회 논산 한민족 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하고 이곳 종학당을 방문해 식수를 했다. 당시 소련의 최고 지도자가 와서 기념식수를 했을 정도로 한유진이 위치한 종학당 일대는 이미 논산의 핫플로 점철되어 있었다는 증거이다.
■ 2024 한국유교문화축전
한유진은 유교의 고귀한 정신문화 유산을 계승하여 한국의 유교 문화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그 전통과 가치를 인류의 유산으로 승화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유교문화축전’을 2024년 9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개최했다.
특히, 이번 축전에서는 유학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인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선정된 9개 서원과 향교의 운영진들을 초빙하여 열린 간담회를 개최해 그 깊이를 더했다.
또한, 현대인들이 손쉽게 유교문화에 접근하고 향유하기 위한 ▲죽림서원 사제동행 투어 ▲충‧효‧예 59초 영상공모전 ▲가훈‧호 써주기 ▲서예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프로그램으로 유교문화의 문턱을 낮춰 많은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더해 축전이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과 해학 등 즐거움과 흥을 더해가는 잔치마당이 될 수 있도록 ▲한복입기체험 ▲전통다도체험 ▲선비간식체험 ▲국악체험 행사를 준비했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K-유교 탐험대 ▲사생대회 ▲유교문화 골든벨 ▲어린이 만화영화 상영 등 미래 주인공들인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번 축전에서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던 것은 전설을 ‘스토리텔링’하여 문화유산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논산 가야곡 병암리에서 구전되어 온 <효자고기 을문이>의 전설을 처음으로 친근한 이미지로 캐릭터하였다.
이번 축전은 2,500여 년 전부터 이어온 우리의 유교문화유산을 주제로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고 즐기며 지역주민 화합의 한마당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새로운 유형의 관광자원이 탄생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특히, 2,500명에 달하는 선비회원은 유교의 핵심인 선비정신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다. 또한 선비정신으로 다른 사람과의 서로 이해를 돕고, 함께 더불어사는 사회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논산시는 한유진을 통해서 든든한 선비회원 2천5백명, 즉 인적 관광자원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관광, 체험, 학습 등의 체류에 의한 생활인구 증가뿐만 아니라, 선비정신으로 인한 사회의 선한 영향력 증가로 논산의 인‧의‧예‧지 수기치인의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 전영주 편집장
이 기획기사는 2024년 충청남도 지역미디어 육성 지원을 받아서 취재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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