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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란 한지 세장이 만나 도타와지는 이웃사랑
[범죄피해자 힐링데이와 학부모재능기부]
기사입력  2019/04/16 [17:52] 최종편집    논산계룡신문

[범죄피해자 힐링데이와 학부모재능기부]   

보드란 한지 세장이 만나 도타와지는 이웃사랑 

 

검찰청, 소리만 들어도 무언가 으스스한 분위기다. 요즘은 2차피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검찰청은 포도청처럼 범죄자를 잡아가두는 일을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를 감싸주는 보호자이다. 검찰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는 공적인 업무 외에 체온이 느껴지는 일도 병행한다. 4월 11일이 그런 힐링데이였다. 

논산·부여·계룡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사장 신형철)와 대전 지방검찰청 논산지청(지청장 이건령)에서 범죄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였다. 11일 오전 10시, 광석면 경찰지구대 옆에 노란 버스 한 대가 도착하였다. 초입에  ‘한지부조공예전수관’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광석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이들을 맞으면서 한옥집은 ‘한지붕 세가족’이 되었다. 

 

한지붕 세가족의 패밀리 동선

 

세 가족이, 범죄피해자와 그 가족들로 구성된 피해자 자조모임 회원들을 초청하여 세 가지를 진행하였다. 한지를 이용하여 공예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 광석중앙교회 광물전시관 관람 →  연무읍 소재 복합 문화 공간 ‘선샤인랜드’에서 밀리터리 체험과 드라마 세트장 관람 .

첫 번째 순서는 한지로 편지함 만드는 체험! 아침 나절, 다소 쌀쌀한 날씨였다. 전문가나 할 거 같은 한지공예품 만들기여서인지 다들 굳어 있다. 드디어 한지공예전수관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현숙 한지공예명인이다. “보드랍기만 한 한지 3장을 겹치면 화살도 뚫을 수 없다”는 한지의 양면성을 화두로 들려주면서 공예체험이 시작되었다. 

김현숙 명인 특유의 또렷한 입담과 따스하고 웃음 가득한 표정에 초행자들의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편지함과 준비된 한지재료, 이웃집 식구들 같은 광석초 학부모 자원봉사자들 도움으로 작품이 완성되어 가자 체험객 얼굴에는 ‘기쁨 두배’라는 체험장 이름처럼 미소가 두 배 세 배로 번져갔다. 다들 작품을 보고 뿌듯해하며 상대방 작품을 평가하기도 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이 되었다. 작품 하나로 성취감도 얻고 서로 어색한 분위기도 풀려나갔다. 한지의 부드러움과 견고함이 손끝에서 마음 속으로 전해지는 흐름이었다. 

작품을 완성한 다음 보조교사들이 마감칠을 해주는 동안, 집안으로 들어가 전시관 1~2층을 둘러보았다. 전시관은 쉬 개방하지 않는데, 오늘 손님들은 특별히 VIP란다. 한지공예품이 평소에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다양하다. 한지로 만든 한복은 부드럽고 조직감도 질겨서 실제 입고 활동하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 외에도 슬리퍼, 신발, 전등, 부채, 손거울, 각종 악세사리 등등..... 한지라는 종이로 어떤 생활용품도 다 만들 수 있다는 데 놀라고, 그 아름다움에 또 한번 놀란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 탄성은 광석 지구대와 붙어 있는 광물전시관에서도 터져나왔다. 환호성은 점심 식사 후 도착한 ‘선샤인랜드’에서도 그치지 않았다. 이 동선에는 검찰청 직원들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임원들이 한 라인으로 움직였다.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논산지청은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자주 갖고자 한다고 밝힌다.  “피해자들이 상처 속에서 소극적이고 숨어 사는, 억울한 삶을 살지 않도록 함께 노력중입니다. 피해자들이 두 번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러한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하고자 합니다.” 신형철 이사장이 계획을 밝히자, 소동영 사무처장이 이어서 회원들을 격려한다.  “피해자들이 다양하고 긍정적인 소통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범죄 발생 직후부터 신속하게 다양한 지원을 하여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피해 회복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겠습니다.”

 

 

한지부조공예 명인1호 김현숙 명인과 광석초등학교 교육가족들 

 

힐링데이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이 뜻깊은 행사에 동참한 광석식구들 이야기로 동행취재 하루를 마무리한다. 

한지공예가 김현숙 명인은 ‘대한민국 한지부조공예 명인 제1호’이다. 한지 ‘부조’란 한지를 사용하여 한쪽만 도드라져 모양을 나오게 하는 미술 분야다. 2008년 대한민국 우수공예품 생산업체로 선정된 후부터 지금까지 김현숙 명인은 주민자치센터, 여성인력개발센터, 논산문화원 어르신을 위한 한지 공예품 만들기 수업, 방과 후 학교 및 학교예술 교육에서 충남문화재단 소속의 공예 예술 강사로 활동 중이다. 김명인은 체험장에서 실시되는 교육은 무료로 하고 있다. 누군가를 만나서 무엇을 가르쳐 주고 나누는 기쁨을 소중하게 생각하여 그 가치를 실천중이다.

 이날 광석초등학교 학부모 자원봉사자 다섯 분도 함께 했다. 모임회원들에게 공예품 만드는 과정을 꼼꼼하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자원봉사자는 김현숙 명인에게서 한지공예를 배우는 지역주민들이다. 광석초등학교에는 “2019년 농촌교육문화 복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지공예교실, 토탈공예교실, 난타교실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 수업에는 광석초등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 지역주민도 참여할 수 있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촌의 교육문화복지를 풍부하게 하고 농촌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리하여 잃어버리고 있는 지역주민간의 정도 두텁게 하고 소통도 원활하게 한다. 이러다 보니 교육을 통해 재능을 주고 그 재능을 배우고, 나아가 재능을 실천하는, 서로가 기쁨을 주고받는 공동체가 되어 있다. 

마침, 다음날인 12일에 광석초등학교(교장 정연욱)는 개교 90주년 기념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개교기념 떡 나누기도 하였다. 광석초는 1929년 4월 15일에 개교하였다. 지금까지 9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90년 전통교이다.

광석초등학교는 여느 농어촌학교처럼 작은 학교지만 지역사회 학교로서의 특색을 살려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2019년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이다. 시한은 올해 말까지지만 2016년부터 4년차에 접어든 사업이다. 

이렇게 지원을 받은 수강생들은 배움 후 그 고마움을 보답한다. 올해 학부모 및 지역주민 재능기부는 빛돌학습발표회 때 전시회 및 공연으로 예정되어 있다. 학교바자회 물품기증으로 이웃돕기와 지역주민 대상 재능기부 활동도 벌인다. 김현숙 명인의 한지체험은 지역사회인 광석면 노인회에서도 조만간 실시 예정인데, 광석초 학부모 수강생들은 이때에도 보조교사로서 참여한다. 이런 흐름과 취지에서 오늘 자조모임 체험시간에도 보조교사를 자청한 것이다. 광석 동행취재를 마치면서 ‘봉사’의 확장성은 무한대라는 생각이 든다. 

 

- 김선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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