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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김제동과 문화변방 논산
기사입력  2019/06/19 [14:08] 최종편집    논산계룡신문

 

지역 역차별을 경계함

 

13일자 중앙일보에서 제기한 논산 김제동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져갈 태세이다. 사건은 5일, 대전 대덕구청이 주최하는 ‘청소년 아카데미’에서 1550만원을 받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김제동 씨가 이 강연을 취소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고액 특강’ 불똥은 황명선 충남 논산시장에게 튀었다. 

중앙일보의 점화에 힘입어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은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충남도당에 따르면 “논산시는 2년 전 ‘참여민주주의 실현 2017 타운홀 미팅’ 때 김제동 씨의 90분 강연에 1620만 원을 지급했다. 앞서 2014년에는 1천만 원을 지급했으며, 이는 김씨 이전 초청 인사 강사료의 10배, 16배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좌편향 인사 고액 초청 강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논산시장은 논산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고액 캐내기 작업은 고공행진중이다. 아산시에서도 두 번 총 2700만원, 예천군 1500만원, 김포 1300만원, 서울로 올라와서는 도봉구 1500, 강동구 1200,  동작구 1500....연일 새로운 내용을 업데이트하는 이언주 의원실은 신명난 듯하다. 정치권은 9월 국정감사 자료로 유명 인사 강연 목록 제출을 요구할 태세이다. 

이에 대한 대응 역시 흥미롭다. 고액강사 중의 하나인 김어준은 13일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나는 보수가 고액 강연료 문제 삼는 자체가 이해 안 간다.”면서 “상품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그것이 보수가 그렇게 신봉하는 시장경제 아닌가?”라고 반문하였다.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김제동은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을 통하여 “강의료를 어디에 쓰냐고 하는데, 조선일보 스쿨업그레이드 캠페인과 모교에 5000만 원씩 합쳐서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잠깐, 여기 김제동 입에서 조선일보가 나왔다! 우파의 사령탑격인 조선일보에 기부를 했다니....

 

저보고 누가 그랬어요. “넌 새누리당이냐? 민주당이냐?”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난 무가당이다. 아무것도 나한테 첨가하지 마라!” “좌파냐? 우파냐?” 그래서 “나는 기분파다” 그랬어요. 아니, 좌파, 우파가 어디 있어요? 좌냐? 우냐? “너 칼 쓰냐? 창 쓰냐?” 이런 얘기 아니에요? 칼이든 창이든 들고 전투를 하는 것이 진짜 용장이죠. 그러니까 좌든 우든 칼이든 창이든 양쪽에 들고 대한민국에 이득이 되는 행위를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칼 쓰는 놈은 안 돼?” “창 쓰는 놈은 안 돼”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되죠. 《김제동,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김제동의 헌법독후감. 나무의 마음, 2018》

  

이 말은 2017년 연무대에서 김제동이 했던 말이다. 그날 타운홀 미팅에 참가한 논산시민들 중 상당수는 김제동과 사진 한 번 더 찍으려고 난리가 아니었다. 1500명이 모인 그 자리에서 기자는, 좀 의아했다. 막상 강연을 들어보니, “평범한 시민인 그가 왜 저리 유명하다고 난리일까? 저 정도 수위라면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겠지 않겠나” 싶었다. 며칠 후 금산에서 열린 세계인삼축제에서도 김제동을 만났다. 논산에서 했던 얘기와 엇비슷한 기조였다. “보통사람” 기치를 높이 올리며 출마했던 민정당(자유한국당의 전신) 노태우 대통령의 논조와도 닮아 있었다.

 

속 뻔히 보이는 기득권층

 

평범한 사람을 유명인으로 키워준 측은 현 정권이 아니라, 그때 그 시절 자유한국당 본인들이다. 블랙리스트 같은 데 올려놓고 하여서 그의 몸값을 한껏 부풀려놓은 장본인이 누구인가? 온몸으로 숱한 매 맞으면서 스스로 맷집을 키웠는지 연예인이자 토크쇼 진행자로서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천정부지로 치솟은 김제동은 이제 KBS에서도 제법 큰 자리를 차고 앉은 거물급이 되어 있다. 보수가 자업자득한 부메랑의 모델이다. 

보수가 가장 불편해하는 존재가 ‘강남좌파’라고 한다. 진보성향인데다가 재력까지 겸비한 존재들인데, 청와대 조국 수석 같은 경우가 그 전형이다. 진보는 가난해야만 하고, 자그만 실수나 약점이라도 보이면 그 즉시 짓밟아놓아야 성이 차는 세태이다. 억대연봉인 김제동도 일종의 강남좌파로 분류된다. 김제동처럼 천 단위의 고액강사는 의외로 많다. 그럼에도 보수의 십자포화는 연일 김제동에게로만 향하고 있다. 무슨 범죄자라도 된 양 백안시하며 오래 전 일까지 샅샅 들추어내고 있다.  

하긴 이 전법이 어디 김제동뿐이랴? 촛불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이 보수의 십자포화에 고꾸라져 나갔다. 미투 자체는 이 시대에 불어닥쳐야만 하는 만시지탄 순풍이지만, 최근 미투 파동에서 보수파 인사들이 고꾸라졌다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타게팅이 이제는 강남좌파 고액 강사로 번져가는 조짐이다. 향후 스포츠스타에게 고액연봉의 잣대를 들이댈 거 같지 않다. 강사료 천 단위인 설민석, 도올 김용옥에게도 여간해서 칼날이 향할 거 같지 않다. 노동법을 열어제친 청계천 피복노조 전태일, 헌법 제1조를 속사포처럼 쏘아대면서 기본(基本)을 외치는 젊은이 김제동만 도마 위에 올려놓고 열심히 난도질중이다. 

그 유탄을 제일 먼저 맞은 논산시는 무대응으로 일관중이다. 공식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는 황명선 시장은 충지협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무거운 입을 떼었다. “문화 제일주의를 주창하신 김구 선생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문화에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예술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단체장이나 정치인도 많지 않을 겁니다. 이런 풍토에서 저는 문화 소외지역인 우리 지역에 시민들이 원하는 사람들 큰 맘 먹고 불러옵니다. 그걸 가지고 이렇게 설왕설래한다면, 어느 지자체장이 소신껏 문화정책을 펼쳐나가겠는지요? 더구나 초선단체장들은 더 위축되어서, 지역 역차별 현상이 심화될까봐 걱정입니다.” 문화(文化) 실핏줄이 삼천리 방방곡곡 뻗어나갈 때 심쿵~하는 대한민국! 딴따라 BTS가, 장난꾸러기 한국청소년축구팀이 대한민국에다 퍼다 주는 돈이 얼마인지를 동시에 따져봐얄 시점 같다.

 

▲ 이진영 놀뫼신문 편집국장     © 논산계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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