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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년의 논산 역사 문화
기원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문화유적의 보고, 논산
기사입력  2019/07/17 [12:03] 최종편집    논산계룡신문
▲ 하늘에서 바라본 선샤인랜드과 연무읍 일원     © 논산계룡신문

 

논산은, 사람의 몸으로 치면 단전(배꼽)의 위치에 있다. 이는 한반도의 중앙의 기준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거부터 군사의 요충지로 역사적인 전투가 많이 치러졌다. 현재는 대한민국 육군의 양병과 용병의 수도로 인근에 3군 본부가 있으며 육군훈련소, 국방대학교, 육군항공학교가 논산에 위치해 있다. 또한 논산 연무에 국방국가산업단지가 곧 조성될 예정으로, 비무기체계 방위산업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논산시는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이다. 딸기, 쌀, 쌈채류, 고구마 등의 작물이 유명하며 2개동, 2개읍, 11개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면적은 약 555㎢이며 인구는 11만 9,785명으로 (2019년 6말 현재) 서울시 면적보다 50㎢ 적고, 서울시 중구 인구수와 비슷하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연산, 노성, 은진, 석성 등을 병합하여 현재의 논산이 탄생하였다.

 

▲ 다뉴세문경     © 논산계룡신문



[고대] 나노 무색케 하는 ‘논산 다뉴세문경’

 

성동면 원북리에서는 2001년 청동기시대의 유적이 발굴되어 초기 철기시대의 취락구조를 연구하는 데 양호한 자료로 제공되고 있다.

기원전 유적 중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논산에서 출토된 국보 제141호 ‘다뉴세문경’과 제146호 ‘전 논산 청동방울 일괄’이다. 청동방울은 현재 삼성 리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국보 제141호인 다뉴세문경은 논산훈련소에서 참호를 파던 훈련병에 의해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조선시대 제작된 지름 21.2cm 두께 2cm 크기의 청동 원형거울이다. 뒷면에는 현재의 나노 기술로도 힘든 0.3mm 간격의 가는 선 13,000여 개와 천여 개의 동심원이 기하학적으로 새겨져 있어 3천년의 수수께끼인 국내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다뉴세문경은 1971년 12월 21일 국보 제141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백제] 계백과 견훤에서 탑정호 출렁다리까지

 

백제는 기원전 부여족 계통인 온조 집단에 의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건국되었다. 678년 동안 존속한 백제 역사의 전개과정은 한성도읍기, 웅진도읍기, 사비도읍기로 구분할 수 있다. 4세기 중반에는 북으로 황해도에서부터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일대를 영역으로 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황산벌의 치열한 전투에서 5천결사대의 계백장군이 나당연합군에 패하면서 660년 멸망하였다.

백제와 신라가 최후의 일전을 벌였던 황산벌에서 멀지 않은 곳에 탑정호를 내려다보며 계백장군의 묘소가 있으며, 백제군사박물관도 함께 있다. 2005년 계백장군 묘 일원에 충장사를 건립하고 매년 4월에 계백장군의 충의·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당제를 봉행하고 있다.

백제시대에 축성된 노성산성은 자연적인 지세를 이용하여 1km의 둘레를 석축으로 쌓은 성지이다. 봉우리 정상에는 장대지로 추정되는 곳과 동벽으로 약간 내려온 곳에는 봉수대가 남아 있다.

후백제를 건립하고 백제의 부흥을 도모하던 견훤은 아들 신검에게 쫓겨나 왕건에게 투항한 후, 연산면 지금의 천호산 일대에서 아들 신검과 숙명의 일전을 벌인다. 본인이 건립했던 후백제를 본인의 손으로 멸망시킨 견훤은 고향 상주와 후백제에는 돌아가지 못하고 “금산사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묻어 달라”는 유언과 함께 눈을 감는다. 그래서 견훤의 무덤이 연무읍 금곡리에 있다.

여기서 백제군사박물관이 위치해 있는 탑정호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대둔산 맑은 물이 모여 만들어진 탑정호는 올 가을 동양 최대 최장의 600m 출렁다리가 개통된다. 또한 탑정호 따라서 수변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 및 트래킹이 가능하며, 딸기테마파크가 완공되면 탑정호는 힐링과 수상 레포츠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다.

탑정호에는 박범신 집필관이 2011년 세워졌다. 논산이 배출한 박범신 작가는 고향인 논산에 내려온 후 『소금』 외 수많은 작품을 집필하였다. 매년 개최되는 박범신 인문학탐방 “소풍”은 이곳 탑정호 나들이다. 한편, 이곳에서 멀지 않은 건양대 운동장쪽에 김홍신 문학관도 지난 6월 8일에 개관하였다. 대한민국 문단의 두 거장이 논산에서 집필 활동과  후배 양성에 전념하면서 한국소설의 양대산맥을 펼쳐나가고 있다. 

 

▲ 백제의 숨결전에 참석한 전국 화백들이 명재고택을 둘러보고 있다.     © 논산계룡신문


[고려] 3대사찰 개태사, 관촉사, 쌍계사

 

고려 왕건은 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최후 전투의 배수진을 쳤던 곳을 ‘천호산’이라 명명하고 그곳에 개태사를 창건하였다. 그래서 태조 왕건의 영정을 모시는 진전이 있었다. 개태사는 고려 말기 왜구의 침입으로 방화된 후 조선시대에는 폐사된 채 방치되어 있다가 1934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되어 개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태사의 본 터는 현 위치에서 북쪽으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다.

국보 제323호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와  연리근이 있는 쌍계사는 300년의 시차를 두며 논산을 대표하는 고려시대 사찰이다. 

관촉사는 968년(광종 19)에 혜명이 불사를 짓기 시작하여 1006년에 완공하였다. 관촉사 경내에는 국보로 지정된 은진미륵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석조 미륵보살입상이 18m의 높이에서 인자한 미소를 띠우며 굽어보고 있다. 은진미륵은 고려 개국 초기 지역 민심을 무마하고 고려 조정의 위상을 보여주려고 제작한 거석문화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쌍계사는 고려 충숙왕 때의 명필 이암이 발원하여 창건하였으나, 고려때 건물은 모두 불에 타고 현 건물들은 조선 영조 때에 중수한 것이다. 화려하지도 않지만 소박한 쌍계사에는 보물 제408호로 지정된 대웅전이 있으며 두 나무의 뿌리가 하나로 동화된 연리근이 있다. 두 남녀의 백년해로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 기호유학 거두들과 김수문 장군

 

조선시대의 문화유적으로는 얼마 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돈암서원을 비롯하여, 숙종 때 건립된 조선시대 상류 양반가정의 표본 명재고택이 있다. 또한 윤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창건한 노강서원과 1398년 현유의 위패를 봉안하여 창건한 노성향교가 있다. 이외에도 백일헌 종택, 종학당과 조선 영조때 건립된 강경 미내다리 등이 있다.

특히 돈암서원은 지난 7월 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극되었으며, 사계 김장생 선생의 학문적 업적을 계승하고자 1634년, 현 장소에서 1.7km 떨어진 곳에 건립되었다.

건립 후 1854년과 1874년 두 차례의 큰 홍수로 인해 1880년 현 장소로 임시 이전하였다. 그러나 돈암서원 기존부지로 일제의 호남선이 통과되어 돈암서원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1925년 돈암서원 원정비를 이전하고 1971년 응도당까지 이전하여 현재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이와 같이 돈암서원은 1871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과 홍수로 인한 자연재해 그리고 일제의 호남선 건설 등의 악재를 견디면서도 세계문화유산 등극이라는 쾌거를 만들어 냈다.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9개 서원은 돈암서원 외에 영주 소수서원, 함양 남계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장성 필암서원, 안동 병산서원, 정읍 무성서원 등이다.

노성면 호암리에는 조선시대 명종때 평안도병마절도사를 지낸 김수문 장군과 그의 부친 김임 묘소, 김수문 신도비 귀부가 있다. 김수문 장군은 명종 10년 을묘왜변 당시 제주목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당시 왜군들은 대규모 군대를 조직하고 한반도 침입에 앞서 제주도에 상륙하여 조선군의 상황을 점검하고자 하였다. 이때 김수문 장군은 전광석화와 같은 기습작전으로 적장의 머리를 베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워 조정에서는 그를 평안도병마절도사로 보냈다. 김수문 장군은 그곳에서도 호인의 침입을 격퇴하고 북변 방어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한 번도 패한 기록이 없는 김수문 장군, 결국 전장에서 전사하여 고향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계백장군 그늘에 가려져 초라하게 고향 선산에 묻혀 있는 실태이다.

 

[근대]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와 연무 ‘선샤인랜드’

 

강경읍 북옥리에 강경산이 있는데 이 산 정상을 옥녀봉이라고 부른다. 그 옛날 옥녀봉 아래로 흐르는 금강은 아주 맑았고 산은 숲으로 우거져 있었으며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들은 경관이 더없이 좋았다. 옥녀봉을 비롯하여 여전히 장관인 강경은 최근 근대역사문화거리를 한창 조성 중이다. 한일은행 강경지점, 강경노동조합, 강경 연수당 한약방, 강경성결교회, 강경상고 관사, 강경화교학교, 강경중앙초등학교 강당 등은 근대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들이다. 이 외에도 조선 3대 시장으로 번성했던 상업의 중심지, 종교적 성지, 역사문화 가치를 보존하고 재창조하기 위해 논산시는 근대역사문화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강경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와중에도 낭만을 품어내던 근대화 거리인 번화가였다.  

한편 공전의 최고 히트작 『미스터 선샤인』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명문가 애기씨는 “나의 낭만은 차가운 총구 안에 있을 뿐”이라며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만나자”던 작별인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미스터 션샤인 주촬영지인 선샤인랜드는 1900년 전후의 의병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최근에는 동학혁명이야기 ‘녹두꽃’의 촬영장으로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다. SBS에서 70억 이상을 투자한 선샤인랜드는 향후 수많은 시대극이 이곳에서 탄생하면서 논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부상중이다. 선샤인스튜디오 바로 옆에는 1950년대 국도극장 거리가 재현되어 있다.

 

[6·25] 아, 대둔산 혈투와 반공포로들

 

논산 8경 중에 하나인 대둔산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아린 상처들 안고 있는 곳이다.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퇴로가 막힌 북한군은 지리산과 대둔산 등으로 들어가 길고도 긴 장기전을 벌였다. 6·25전쟁이 휴전이 된 후에도 대둔산에 숨어들어간 공비들은 900일간 관공서 습격과 민간인 약탈 및 학살을 감행하였다. 당시 대둔산 토벌 작전에서 1500여 명의 군과 경찰이 희생되었다.

 6·25전쟁 발발 직후 강경경찰서 정성봉 서장 등 83인의 경찰관이 북한군 주력부대를 맞아 장렬한 전사를 하였다. 이 전투는 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군의 진격을 3 일간 저지하여 낙동강 전선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준 6·25 전쟁사에서 의미가 큰 전투로 기록되는데, 현재 강경경찰서 앞에서 치루어진 대격투였다. 그때의 상황을 말해주는 기념비가 경찰서 정문 옆에 세워져 있다.

6·25전쟁 당시 연무에는 북한군 포로수용소가 있어 약 만여명의 포로가 수용돼 있었다. 한국을 제외하고 유엔군과 북한군이 휴전 협상을 하면서 반공포로들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내려 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방첩대를 시켜 반공포로를 탈출시키는 작전을 실행하게 된다. 이때 연무 포로수용소에서 약 8천명 이상의 반공포로가 도망을 쳐서 민가에서 숨어 지내다가 많은 이들이 논산에 머물며 거주를 하게 되었다.

향후 논산에 남은 반공포로들이 이승만 대통령의 추모비를 건립하였는데, 현재 관촉사 화장실 뒤편에 초라한 모습으로 세워져 있다.

이상, 논산8경 위주로 하여서 논산일주를 해보았다. 그러나 논산의 비경(祕境)은 주마간산으로는 여간해서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는다. 글, 사진, 그림, 음악, 뮤지컬 등으로 변신하면서 새 모습을 드러낼 때, 늘 이웃하고 있던 주민들의 눈에도 신기하게 비쳐질 거 같다. 

 

 

- 전영주(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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