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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공간] 격물치지(格物致知)에 이른 황명선의 자치와 분권
기사입력  2019/10/02 [11:09] 최종편집    논산계룡신문

▲ 전영주 발행인     ©논산계룡신문

 

9월의 마지막 주말은 절정기였다. 주말밤 서울 서초동에서는 백만여 인파가 촛불을 들었고, 낮동안 논산에서는 마을자치 한마당 열기가 마지막 늦더위를 삼켜버렸다. 여름내 진행되던 온 국민의 마음속 균열이 일순에 치유되는 듯한, 논산의 시간이도 했다.

삼복더위 끝에 찾아온 고향의 시간 추석마저도 삼켜버리는 일본과의 무역전쟁, 시대의 갈등인 조국 사태는 수사가 진행될수록 국민 분열이 심화되면서 국정 동력마저 약화되는 듯한 추세였다.

이처럼 뒤숭숭한 시국에 충청도 논산땅에서 '동고동락 마을자치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 여기서 '시민주권도시'를 선포한 황명선 논산시장의 '자치와 분권'은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4·19와 8·7 민주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으로 일구어진 민주주의가 이곳 논산에서 '마을자치 한마당'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열매를 맺고 있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 여름 문턱, 일본 정부는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 등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보복에 나섰다. 일본은 메이지 왕 시절 유신과정을 거치며 근대적 통일국가를 형성하였다.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성립하였고, 정치적으로는 입헌정치가 개시되었다. 사회·문화적으로는 근대화가 추진되었으며, 국제적으로는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다. 유신을 이룩한 일본은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을 도발하고 그 승리로 한국을 무력으로 병합했다. 그 후 1937년 중일전쟁과 1941년 태평양전쟁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도발했지만, 이로 인하여 군국주의의 종말을 맞이하였다.

그렇지만 일본은 항공모함을 띄우고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던 나라다. 확실히 서구의 과학과 기술문명을 잘 배운 우등생임은 분명하다. 우등생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을 이루었고,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무려 23명이나 배출하였다. 이렇듯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를 갈망했던 그들의 야망이 어느 정도 실현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러한 결과들이 과거의 침략행위나 현재의 갑질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특히 민주주의의 기준에서 일본을 바라보면 우등생은커녕 낙제생에 가깝다. 정권교체의 경험이 거의 없으며, 견제와 균형보다는 일당독주와 세습정치라는 말이 제격이다.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극명해진다. 대한민국 41위보다 한참 뒤쳐진 67위라고, '국경없는 기자회'는 밝히고 있다.

'민주주의가 없는 과학'을 가진 일본이 그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하여 이제는 과학을 전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

이에 비하여 우리 대한민국은, 과학이 발달할 수 있는 민주주의라는 훌륭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고통을 인내하며 과학 그 자체의 논리와 가치를 인정해가는 가운데, 조급함 없이 멀리 바라봐야 할 것이다.

여름 끝자락에서는 온통 조국 얘기로 시대의 불화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진보의 아이콘 조국을 낙마시킴으로써,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과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의 개혁진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만신창이가 된 조국에게 기어이 갑옷을 입혀서, 전장에 출전토록 하였다. 그 이유는 절체절명의 검찰개혁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소환되었던 2009년 4월 30일 아침의 치욕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참여정부의 최대 과제였던 검찰 개혁이 좌절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외려 포토라인에 섰다. 그 결과 노 전 대통령의 '항변의 죽음'을 우리는 목도해야 했다. 

'진정한 무사는 얼어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의 말처럼 검사의 자부심에는 늘 절개가 묻어 있다. 상하복종의 결속력과 조직의 특권의식까지 더해진 검찰의 막강한 힘에다 권력과의 야합까지 이루어지면 검찰력(檢察力)은 국가의 제도적 통제권에서도 벗어나 있게 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 권한의 분산 없이 검찰의 민주화는 먼 길이라고 판단하여, 이를 강제할 장치로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방안을 내놓았다.

이렇듯 '검찰 개혁 완수보고서'를 봉하마을 추모비에 헌정해야 하는 게 절체절명 문 대통령의 운명이며, 검찰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은 대한민국의 국운을 함께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검찰 개혁은 한국정치의 오랜 숙원이다. 10년 전, 검찰의 독립과 중립을 향한 시도는 야당(현 자유한국당)의 조직적 저항과 거부권, 그리고 검찰의 국회 전방위 로비로 좌절되었다. 그 전철을 되밟을 수 없다는 결기로, 조국 장관은 임명되자마자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와중에 더 가열차지는 야당과 언론의 무차별 공세로 조국 법무장관은 위축되기 십상인 전황이다. 가족들의 초토화로 조 장관은 사면초가였고, 여권에서조차 제대로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그러던 중 일전 주말, 지켜보기만 하던 전국 각지의 촛불들이 일순 들불이 되었다. 100만여 인파가 검찰 개혁에 촛불을 들고 일어났으니, 요원의 불길도 이런 불길이 없다.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 개혁이 중요하듯이, 지방분권도 못지않게 시급하다. 권력이 검찰에게 집중되어 있듯, 중앙정부가 그러하다. 움켜쥐려는 권력의 속성에 반하여, 논산은 작은 권력이지만 그것을 풀뿌리의 진원지인 마을로 신속 이양중이다. 그래서 창안한 게 '마을자치회'요 그들의 잔치 '동고동락 마을자치 한마당'이다. 강산도 바뀐다는 10년, 민선5기 이후 줄기차게 부르짖었던 '황명선의 자치와 분권'이 그 빛을 발휘하며 대한민국 직접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마을자치 한복판에 서니, 마음자리에 격물치지(格物致知)가 떠돈다. (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자신의 지식을 완전하게 함. [대학]에 나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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