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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에서 길찾기-2]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기사입력  2021/11/04 [16:23]   논산계룡신문

[문제작에서 길찾기-2]

코로나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사회적 돌봄’ 시스템과  ‘돌봄경제’의 도입 

 

우리 사회는 코로나 시대라고 불릴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렸다. 이러한 코로나 시대가 빨리 종식되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또한 ‘코로나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분명히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만들어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폭로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건강이 일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지구 위 모든 사람들의 건강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지구 생태계의 건강과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각성시켰다.

 

 

 

‘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여 새로운 일상 일명 ‘뉴노멀’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얼마 전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을 엮어 놓은 책을 접했다. 추지현과 9명의 필진이 엮은《마스크가 말해주는 것들》로 평소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루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잊은 채 다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속도전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경제를 걱정하며 하루 빨리 원래 자리로 돌아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또한, 우리는 바이러스 확대를 억제하기 위하여 동선 공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동선공개가 인권침해의 폐해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 예를 들면, 직장에 출근하다가 걸린 것은 괜찮지만 놀러 가다 걸린 것은 잘못한 거고, 일이어도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이라면 면책받을 수 없는 것처럼 동선 정보는 개인 책임 여부와 ‘위반자’를 가르는 기준이 되어왔다.

돌봄은 인간의 모든 활동과 관계의 근저에 놓여 있는 원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엄마의 가사노동과 싼값의 요양사 돌봄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그만큼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려 들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우리 사회에서 ‘돌봄’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사회적 돌봄’ 시스템이 미비하여 대부분은 ‘가족’이 전담하고 있다. 가족 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이 커다란 짐을 안게 되었다. 이제 돌봄은 여성들이 아니라 사회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라고 자칭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 복지 정책은 미미하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 사회가 사회 복지 개혁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을 모색할 시점에 와 있음을,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선물관계’ ~ ‘코로나 사피엔스’

 

우리나라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처 방안과 신속함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하지만 공공의료 분야는 여전히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의료계에서는 아직도 민간의료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이 각자도생을 추구하면서 의료를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서비스 상품으로만 생각하는 민간 의료사회에서는 국가의 힘으로 전염병을 막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 사실을, 우리는 미국의 대처 상황을 보면서 여실히 알게 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윤 추구보다 돌봄 위주로, 경제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하는 공공 의료가 충실한 사회로 재편해야 한다.

리처드 M. 티트머스는 《선물 관계》에서 미국의 민간의료 체계와 영국의 공공의료 체계를 비교 분석하며 재미있는 자료를 제공해준다. 수혈에 관한 이야기로 혈액 가격이 영국보다 미국에서 5∼15배 더 높고, 영국에서는 수집된 혈액의 2%가 폐기되는 데 비해 미국에서는 약 30%가 폐기되고 있다고 한다. 왜일까? 미국에서는 헌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혈액을 상품으로 판다. 반면, 영국에서는 헌혈은 필요한 환자에게 전적으로 선물로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헌혈에 대해서는 영국과 같은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전반에 걸쳐서 볼 때, 공공의료 시스템은 영국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현실이다.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경제학자인 장하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서로 돕고 안전을 지켜주지 않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면서 ‘돌봄 경제’ 도입을 강조한다. 이제 우리는 혼자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항상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여실히 가르쳐 주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도 엄청난 재앙을 숱하게 경험해왔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로 위축될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를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전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야만 한다. 우리에게는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모든 연장과 장비와 지식을 갖고 있다. 다만, 우리는 행동하지 않을 뿐이다. 만약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조상과 후손을 둘 다 실망시킬 것이다.

 

- 이환성

 

▲ 이환성     ©

 

필자 이환성은 공학계 엔지니어다. 10여 년간 일본 순환기병센터에서 인공 장기분야에 종사했으며, 인간중심의 의료분야를 넘어 생태주의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인문학 독서에 빠져 있으며, 특히 공동체 삶과 지속 가능한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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