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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에서 길찾기]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바라보며
기사입력  2021/11/03 [16:26]   논산계룡신문

 

필자 이환성은 공학계 엔지니어다. 10여 년간 일본 순환기병센터에서 인공 장기분야에 종사했으며, 인간중심의 의료분야를 넘어 생태주의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인문학 독서에 깊이 빠져 있으며, 특히 공동체 삶과 지속 가능한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 공학과 인문학의 간극을 담담하게 연결해주는 이음줄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며 연재를 시작한다. - 편집자 주

 

오늘날의 우리는 고도로 발달한 물질문명 속에서 편리와 번영을 누리고 있으나,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물질적 번영의 산물인 자신의 파이의 몫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즉, 불평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는 행복하지가 않은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평등을 우리는 어느 정도 느끼고 있을까? 2020년 서울시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여론이 7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는 여론이 60%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불평등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신자유주의자들은 불평등은 항상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각자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결과라고 가볍게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워킹 푸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열심히 일해도 불평등의 간격은 좁아지기는커녕 점점 커져만 간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된 듯하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자료에 따르면, 수출 경기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기 침체에 빠져들어 헤어날 줄 모르고 있다. 

 

 

 

 

이철승의 『불평등의 세대』

 

우리 사회에서 불어난 자본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얼마 전에 사회학자인 이철승의 『불평등의 세대』를 읽었다. 저자는 특이하게도 기존의 불평등을 세대 내에서 찾지 않고 세대별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즉, ‘불평등은 세대 내의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세대별 특징에 따른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386세대가 권력을 잡고 민주주의가 공고화된 오늘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어쩌면 더욱 심화된 ‘불평등 구조’를 가진 사회가 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심화되었고, 비정규직은 신분화되어 사회적 낙인이 찍히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의 주기적 상승으로 상층 자산계급과 중하층 자산계급의 격차는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청년 실업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교육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닌, 계층 고착화의 기제로 바뀌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의 해답을 이 책은 제공해주고 있다. ‘386세대는 다른 세대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인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응집력 있게 구축된 학벌, 노동조합의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며 사회의 자원을 독점했다.’는 것이다. 이로서 우리 사회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불평등 사회가 되었으며, 그 주범은 바로 386세대라는 것이다. 

 

 

 

 

홍세화의 『미안함에 대하여』

 

386세대를 비난하는 것은 저자뿐만이 아니다. 홍세화는 최근의 저서인《미안함에 대하여』에서 386세대의 특징으로는, ‘반민주적 독재 정권과 싸운 경험이 있다는 윤리적 우월감, 이념 서적으로 공부한 경험이 있다는 지적 우월감, 그리고 반일, 반미 성향이 강한 민족주의자’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이 세 가지로 혼합된 386세대는 자기 성찰이 불가능한 세대’라고 질타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해결책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사회적 자유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자유 경쟁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약육강식의 논리에 국가가 개입한 것이라면, 사회적 자유주의 체제는 시장의 폭압적인 자기 재생산과 확장, 그로 인해 피폐해지는 사회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국가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국민연금 혜택을 줄이고, 임금 피크제를 통해 절약한 임금을 합쳐 청년 세대 신규 임용에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청년세대를 위한 복지국가의 확대를 주장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등(equality) 사회를 뛰어넘은 공정(equity) 사회라고 본다. 공정사회란 평등하면서도 정의로운 사회를 말한다. 출발선의 불평등을 감안하여 열악한 환경 속에 있는 개인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 공정사회이다. 우리 사회에서 평등을 주장하면 아직도 이데올로기적 마녀 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공정사회는 사회주의적 평등사회보다 높은 개념의 차이주의를 표방하는 것이며, 이러한 정책은 이미 미국 사회에서도 일부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저자 역시 공정사회를 꿈꾸며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진다. “신분제 사회를 만들어놓고 내 자식이 신분제 사회의 상층에 오를 확률을 높이는 전략과, 신분제 사회를 해체하고 내 자식과 다른 자식들이 자유로운 개인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사회적 위험을 분담하며, 노동의 대가를 적절히 공유하는 사회를 만드는 전략 중 어느 쪽이 현명한가?” 우리는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 이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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