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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초대석 : 박정이 한국여성농업인 논산시연합회장] “살림9단 만족시켜줄 한여농 전용매장 필요”
농업에서도 양성평등은 시대적 요구
보여주기 행사에서 ‘나누는 삶’ 생활화로
기사입력  2021/11/11 [08:25]   논산계룡신문

[표지초대석 : 박정이 한국여성농업인 논산시연합회장]

“살림9단 만족시켜줄 한여농 전용매장 필요”

 

농업에서도 양성평등은 시대적 요구 

보여주기 행사에서 ‘나누는 삶’ 생활화로

 

농업의 기계화가 이뤄지기 전, 농업 경영이 남성 위주로 펼쳐지면서 여성의 역할은 보조자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농업의 6차산업이 도입되면서 농업이 가공, 유통, 체험 등 세분화를 거치며 여성농업인들의 내조와 협력 없이는 농업 성공이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농업의 6차산업화 과정에서 여성농업인들은 이제 보조자 역할에서 벗어나 명실공히 농업과 농촌 발전에 주체가 되어가고 있다.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앞두고 한국여성농업인 논산시연합회(이하 ‘한여농’)를 찾았다.


 

 

‘한여농’ 박정이 회장은 “우리 여성농업인들은 활기찬 농촌을 위해 마을의 궂은 일을 자임하고 있다”면서 여성농업인의 사회적 역할로 입을 뗀다. “농업과 농촌의 정책적 현안에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여성농업인의 도움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정책 현안 결정에 더 이상 성별의 장벽이 가로놓여 있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여농은 여성농업인의 권익보호, 삶의 질 향상, 후계자 육성 및 교육, 각종 봉사 활동 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단체이다. 근래는 양성 평등을 위해 꾸준히 힘쓰고 있다. 박 회장은 “요즘은 부부가 농장에서 함께 일해가는 경우가 많은데, 농업경영인으로서의 경력이 남자한테만 쌓이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부부가 함께 경력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제언한다.

“오는 11월 12일 한여농에서 김장나눔행사를 해요. 기자님도 와서 한 손 도와줘요”라며, “이럴 때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다 쓸 판”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한여농’의 김장나눔행사는 ‘보여주기식’의 김장 봉사가 아니라는 함의다. 시에서 약간의 보조금은 받지만, 보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회원들 각자 집에서 거둔 농산물도 가져온다. 정성껏 담은 김장은 이웃들에게 몽땅 나눠 준다. 

여장부 같은 논산 한여농 회장이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궁금해진다. 박정이 회장은 강경에서 태어났다. 강경 중앙초, 강경여중을 거쳐 쌘뽈여고를 졸업했다. 1987년 2월, 상월 긴등마을에 사는 세 살 위 조용찬 씨에게 시집을 갔다. 두 부부는 돼지 10마리로 축산을 시작했다. 그것이 현재는 한우 350두의 위용을 자랑하는 ‘성원농장’으로 성장하였다. 

조용찬 씨는 7남매의 막내였는데도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시골 총각이었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아버지의 식사 등 수발이 어려워지자 부랴부랴 결혼을 서둘렀다. 그해 겨울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얻었다.

그렇게 신랑과 시작한 축산은 어느덧 돼지가 8,500두까지 되었다. 당시 종돈장을 운영하면서 혈통관리 등 서류가 만만치 않았다. 이 모든 것이 박 회장의 몫이었다. 그렇게 축산업이 자리를 잡아갈 무렵, 하늘 같던 남편이 2012년 간암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떠났다.

아들 성원이는 집안의 축산업을 이어받기 위해 충남대 동물자원학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하라는 공부보다는 같은 과 여학생과 연애에 더 열중하는 듯했다. 박 회장의 결단은 신속 명료했다. 재학 중이지만 결혼을 시켰고, 축산과 여학생은 박 회장의 며느리가 되었다. 박 회장의 여장부다운 결단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아들은 나이 서른다섯에 2남 1녀의 자녀를 두고, 한우 350마리 농장의 쥔장도 되어 있다.

박정이 회장은 “한여농 회원들이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로컬푸드판매장이나 직거래장터를 개설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고 밝힌다. “물론 시에서 전폭 지원해 주면야 더 할 나위 없는 고마운 일이지만, ‘한여농’ 자체로도 줄기차게 노력하고 있다”고 의지를 피력한다.

 


예전에는 농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농자천하지대본 (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지만 요즘은 이를 공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하다. 비근한 예로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로만 알고들 있는데, ‘가래떡데이’로 알려진 법정기념일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농민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살림9단인 여성농업인들이다.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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