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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에서 길찾기-3] 노동에 대한 단상-노동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환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21/12/06 [11:01]   논산계룡신문

 

IT와 같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서는 점점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류가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으나, 노동을 해야만 생계가 유지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류는 점점 소외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슬픔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이상헌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

 

얼마 전에 이러한 시류에 노동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만한 책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이상헌의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이다. 저자는 스위스의 제네바에 있는 국제 노동 기구(ILO) 사무차장 정책특보로 근무하고 있다. ILO는 각국의 노동 입법 수준을 발전·향상시켜 노동조건과 생활수준을 보장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국제적인 계절노동자를 보호하고 노조의 권리와 인권을 보장하고, 사회경제정책 결정에서 노동자를 고려하도록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1969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은 국제단체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바로 ILO의 사무총장에 출마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국제 노동 기구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단체가 되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노동에 대한 생각이 국제적인 수준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는 불량 기업에 대해서는 분노하며 불매운동까지 불사한다. 하지만 정작 정형화된 과잉 친절을 직원에게 강요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어떨까? 우리가 어느 매장에 갔을 때에 종업원이 의자에 앉은 자세로 우리를 맞이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노동자의 편익을 생각하여 긍정할까? 아니면 불쾌해할까? 아마도 후자의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의 뇌리에는 고객은 왕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니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고객은 왕이 아니라 고객은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 소비자일 뿐이지 않을까? 고객도 기업도 노동자의 영혼을 요구할 권리도, 파괴할 권리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기업이 과연 소비자를 존중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업은 소비자를 단순히 자신의 매출을 올려주는 존재로만 인식할 뿐, 도덕적 책임은 등한시 하니 각종 비리가 발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소비자인 우리는 자신이 정작 사회의 일선에서는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노동자 사망 사건들에 그리 크나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저자 이상헌은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에서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사회보다 더 문제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연간 900여 명의 노동자가 업무상 사고로 사망하고 있는 노동의 열악한 나라이다. 세계 경제대국 10위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경악과 함께 초라한 자화상을 보는 듯하여 부끄럽다. 우리의 노동에 대한 생각이 다른 선직국들에 비해 얼마만큼 뒤쳐져 있는가는 스위스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알 수가 있다. 스위스는 2009년에 연방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매점 24시간 영업은 불법’이라고 판결 내렸다고 한다. 우리는 24시간 영업을 통해 편리함을 추구하지만,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게 실상이다. 

이제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에 따른 경제 불평등은 점점 커져만 갈 것이 예상되는데, 이에 저자는 분배와 고용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분배와 고용에 실패한다면 결국에는 자본주의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이하 인터넷판 참조) 

 

『자본론 공부』, 『오늘부터의 세계』

 

경제학자인 고 김수행 교수는 『자본론 공부』에서 “실업자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공권력을 가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제학자인 장하성도 『오늘부터의 세계』에서 코로나 시대를 계기로 이제는 국가 개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기본 소득 제도에 긍정하면서 “지금도 기본 소득 운운하면 ‘기본 소득을 주면 우리 경제가 망한다’고 말하는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의 언론들에 대해 일갈한다. “옛날에 미국과 영국에서 아동 노동을 없애자고 할 때, 미국에서 노예제도를 폐지하자고 할 때 경제가 망한다고 격렬한 반발이 일었던 걸 떠올려보세요. 그때 경제는 안 망했어요.” 깊이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다. 

우리의 사회가 불경기인 것은 우리의 경제가 부실하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 불평등이 만연한 결과이다. 나 역시 ‘기본 소득제도’ 도입으로 우리 경제가 망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우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에서부터 기본 소득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려면 무엇보다도 우리의 노동에 대한 시각이 변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사노동이나 돌봄 노동 등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현금을 벌어오지 않지만, 사회적 가치가 큰 활동도 ‘일’로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보조해줘야 한다. 미래 사회는 우리가 어떠한 사회를 꿈꾸고 노력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 이환성     ©

 

필자 이환성은 공학계 엔지니어다. 10여 년간 일본 순환기병센터에서 인공 장기분야에 종사했으며, 인간중심의 의료분야를 넘어 생태주의에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인문학 독서에 빠져 있으며, 특히 공동체 삶과 지속 가능한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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