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초대석] 논산시의회 ‘액티브 시니어 정책 연구모임’논산시의회, 액티브 시니어 정책 연구로 ‘은퇴 이후 30년’ 설계 나서
'복지' 중심에서 '사회·경제활동' 중심으로… 논산형 중장년 정책 전환 시동
“이제는 돌봄의 복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일하고 배우며 사회와 연결되는 인생 2막이 필요합니다.” 지난 10월 15일 논산시의회에서 열린 ‘논산시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 이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연구’ 토론회에서 나온 공통된 목소리다. 이날 토론에는 논산시의회 조용훈 의장, 민병춘 행정자치위원장, 김종욱 의회운영위원장과 건양대학교 정원희 교수가 함께했다. 이들은 올해 초부터 ‘논산시 액티브 시니어 정책 연구모임’을 결성해, 고령사회 전환에 대응하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모색해 왔다.
"은퇴 쓰나미, 지역의 새로운 과제"
대한민국은 2024년부터 제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가 본격적인 은퇴연령에 진입했다. 954만 명에 이르는 이 세대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자, 한국 사회의 경제 성장과 소비를 이끌어온 중심축이었다. 이제 그들이 직장을 떠나면서, 지역경제와 사회 구조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논산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고령화율이 이미 30%를 넘어서며 ‘지방소멸위험단계’에 진입했다. 청년층의 외부 유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경제활동이 가능한 중장년층이 급격히 늘면서 새로운 형태의 정책 대응이 절실해졌다. “기존 노인복지정책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습니다. 돌봄과 지원이 아니라, 일과 참여, 자아실현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정원희 교수의 말처럼, 이번 연구는 단순한 복지 확대가 아닌 ‘활동적 시니어(Active Senior)’의 사회참여 기반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연구의 핵심, ‘일하고 배우는 논산형 시니어 모델’"
정책연구는 ▲논산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현황과 특성 분석 ▲경제활동 및 문화·여가 활성화 방안 ▲논산형 액티브 시니어 커뮤니티 모델 개발 ▲지속가능한 고령친화 사회 구축 전략 제시 등 네 가지 목표로 진행됐다. 또한 연구모임은 지난 11월 6일(목) 서울 마포의 ‘서울시 50플러스재단’과 여의도의 ‘영등포50플러스센터’를 직접 방문해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단순 견학이 아니라, 중장년의 사회참여와 일자리 창출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세밀하게 살폈다. 서울시의 중장년 정책이 복지 중심에서 사회·경제활동 중심으로 진화한 과정을 공유하며, 논산시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했다. 서울시는 시대적 흐름 및 사회 변화에 맞춰 초기정책(2014년~2016년이전)은 ‘노후불안 해소 및 사회참여 지원’, 성장기정책(2016년~2022년이전)은 ‘배움과 탐색’, ‘일과 참여’, ‘문화인프라 구축’이었으며, 2022년 이후 현재까지의 확장기정책은 연령층의 맞춤형 지원 강화로 중장년층의 사회경제활동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하였다. 이와같이 서울시는 중장년에 대한 정책이 초기 ‘복지’ 중심에서 ‘사회·경제활동 기회 확대’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퇴직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출발선”
정책연구 결과, 액티브 시니어층은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노년 세대가 아니라, ‘일하고, 배우고, 나누는’ 생산적 인구 집단으로 정의된다.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근로 의지를 보이며, 자아실현과 사회참여 욕구가 강하다. 또한 소비력과 문화적 감수성이 높아,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60세 이후 재취업률은 30%에 불과하고,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단순노무직이나 임시직이 대부분이다. 창업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지만, 평균 준비기간이 9개월에 불과하고, 전문 컨설팅이나 자금 지원이 부족해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연구모임은 ▲정년 후 재고용 장려금 확대 ▲직무 전환 및 디지털 재교육 ▲전문 경력 연계 일자리 매칭 ▲퇴직 전 창업 교육 ▲사회공헌형 일자리 개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시니어가 자신의 경력과 기술을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가 핵심입니다.” 민병춘 위원장은 현장형 일자리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여가·건강을 잇는 논산형 ‘시니어 플라자’"
연구모임이 제시한 또 하나의 비전은 논산형 시니어 커뮤니티 허브 구축이다.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 플라자(가칭)’는 평생교육, 건강관리, 문화·여가, 창업지원 기능을 한 공간 안에서 통합 운영하는 복합 거점이다. 읍·면 단위에는 생활권 커뮤니티센터를 두고, 시 중심에는 종합형 시니어 플라자를 조성해 ‘학습-건강-일자리-문화’가 연결된 일상 플랫폼을 만드는 구상이다. 운영 주체는 민관협력 방식이다. 논산시가 행정적 지원을 맡고, 민간 전문기관이 위탁 운영하며, 시니어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둔다. 또한 대학, 사회적기업,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정원희 교수는 “은퇴 이후에도 시니어가 배움과 일, 나눔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이어갈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미래형 지역사회”라고 설명했다.
“시니어의 경험이 논산의 자산이 되도록”
서울시의 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지원 정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4년 개관한 이후, 초기에는 퇴직 불안을 해소하고 사회참여를 장려하는 복지형 모델이었다. 그러나 2022년 이후에는 지원 대상을 40대까지 확대하며, 직업훈련·창업·디지털 역량 강화 등 경제활동 중심의 체계로 전환했다. 서울시는 중장년의 ‘N차 취업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 수요 기반의 직업훈련을 강화하고, ‘중장년 취업사관학교’와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운영하며, 경력형 사회공헌 일자리도 확대했다. 특히 단시간 근로에 머물던 사회공헌 일자리를 주 20시간 이상으로 늘려 실질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모델을 도입했다. 서울시의 경험은 논산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중장년층의 경제활동은 단순한 소득 보장 차원을 넘어, 삶의 의미와 자존감을 회복하는 사회적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김영중 전문위원은 “서울의 경험에서 우리가 배운 건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시스템’”이라며 “은퇴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다시 사회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논산시의회의 연구모임은 서울형 모델을 지역 현실에 맞게 조정해, 중소도시에서도 실현가능한 ‘논산형 고령 친화 모델’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은퇴는 끝이 아니다, 논산의 또 다른 시작이다”
김종욱 위원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일궈온 주역”이라며 “단순 복지정책을 넘어, 세대 전환기 인적자원을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선진지 사례를 참고해 실질적인 조례 제정까지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용훈 의장은 이번 정책연구의 의미를 “논산의 미래 30년을 준비하는 마중물”이라고 정의했다. “지금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논산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핵심 인력”이라며 “이들이 은퇴 후에도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구모임은 “퇴직 이후의 삶이 곧 도시의 미래다. 시니어가 다시 지역의 일꾼으로 설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액티브 시니어 정책 연구’는 단순한 학문적 과제가 아니다. 은퇴자를 위한 복지정책을 넘어서, 지역이 고령화 시대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시민이 은퇴 후에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곧 지속가능한 도시 논산의 길이다. “은퇴는 끝이 아니라, 논산의 또 다른 시작입니다.” 연구모임은 이 한마디로 방향을 요약했다. 돌봄의 복지를 넘어, 배우고 일하는 복지로. 소멸위험도시에서, 활력 있는 고령친화도시로. 논산시의회 액티브 시니어 정책 연구가 머지않아 지역 곳곳에서 ‘인생 2막을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웃음소리’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전영주 편집장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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