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건고 캠퍼스 중간에 하상관이 있다. 그 건물에 도서관이 있고 소장돼 있는 책이 4만 여권이다. 사서 교사 혼자 관리할 캐파가 아니다. 하여, 독서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도서관 관리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다. 대건고 도서부원은 총 34명이지만 1~2학년이 주로 활동하는데, 이 동아리 이름은 “하상관지킴이”. 정하상은 정약용의 조카인데, 책을 굉장히 좋아했던 분이라서 하상관이고, 그 하상관지킴이다.
한두 시간쯤은 걸어서 문학관행
지난 20일 토요일 대건고 도서부 학생 13명이 사서교사와 함께 김홍신문학관을 찾았다. 점심 먹고 나서 출발, 학교 건너편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시골길 10여리, 차로 오면 7분거리련만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어오니, 한 시간 반이 훌쩍 넘었다. 인가 없는 논두렁을 지나니 까치밥이 반기고, 탱자가시담장이 정겨움을 더했다. 이윽고 시골집과 별장의 공존, 공동묘지 건너편으로 보이는 아파트 숲....
대장정 후 도착한 김홍신문학관에서는 1시간 정도 머물렀다. 1층 인간시장관, 2층 대발해관에 이어 3층 올라서는 원고지에 글쓰기. 옥상 전망대에서는 사진찍기에 바빴다. 집필관으로 이동해서는 국내 최대의 징을 치며 전도양양을 기원했고 김홍신 작가 사택까지 둘러보았다. 김홍신 작가가 대건 선배이기도 해서 누린 호사는 김홍신 저서 각 1권으로 이어졌다.
마당에 나와서는 즉석 야구 즐긴 후, 저녁치고는 이른 4시쯤 찾아간 곳은 먹자골목 식당. 걷는 데 에너지 소진하여 급 허기가 찾아온 탓이다. 무한리필 고기집에서 포만감 만끽 후 생략할 수 없는 참새방앗간은 볼링장! 왁자지껄 한바탕 즐긴 후, 왔던 길 되짚어서 기숙사로 되짚어가니 예정시각인 7시 정시에 도달할 수 있었다.
도서부원끼리의 단합대회 겸 떠나는 이 문학기행은 올해로 두 번째다. 작년은 5월 15일 스승의날에 소금문학관을 다녀왔다. 차량 소통이 별로 없는 논산천 뚝방길을 택하여 걸어갔다. 2시간여 걷는데 비가 왔지만 상관 없었다. 얘기하느라 삼삼오오 이합집산 반복 과정에서 때론 달리기도 해가면서 줄기차게 걸어간 하루였다. 문학관 다 둘러본 후에는 뜨끈한 짬뽕과 따신 차 마시기, 볼링장 찾아가 볼링치기! 어른들이 봤으면 비 맞은 후유증 걱정에 귀가 서둘러 종용했겠지만, 다음날 19명은 언제 그랬냐는 듯 쌩쌩!
그때 고1였던 학생 중 일부는 고2가 되어서도 걷기를 자청하였다. 올해 걷는 날에도 비가 오니마니 하여서 우산은 준비했다. 한번 펴보지 못한 우산은 야구배트로 용도가 바뀌었고, 허연 비닐 한 뭉치는 둘둘 말려 야구공으로 변신하였다. 이런 고딩 소풍날, 이들의 사전에는 ‘과보호’나 ‘입시경쟁’ 같은 단어가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다.
느리게 걸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문학관에서는 해설 도중 언제고 걸어가기만 하는 “좀머씨 이야기”도 소개되었다. 이들이 피크닉 마치고 돌아가서 쓴 일기 중 특기할 대목은 역시 걷기다.
온몸으로 맞닥뜨리는 문학세계
걸어걸어 힘들게 도착해선지 문학관에서 머무는 동안의 각자 느낌도, 평소와 달라보였다.
(참고로, 기자는 대건고가 있는 등화동에서 생강마을 강산동~소나무마을 남산리~먹골 내동 길을 사전 답사하여서 권하였고, 문학관에 들어와서는 해설을 맡음.)
- 이진영 편집위원 <저작권자 ⓒ 논산계룡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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